이동훈 작가의 7월 추천 전시
소리소문없이 장마가 지나간 이번 7월, LART JOURNAL에서는 두 번째 개인전 <조각이 춤도 추네요>(갤러리 SP)를 성공적으로 오픈한 이동훈 작가의 추천 전시를 소개하고자 한다.
재료적인 특성에 집중하며 조각적인 회화, 회화적인 조각을 실험해오고 있는 이동훈 작가는 이번 LART JOURNAL에 하나의 감명 깊은 전시를 필두로 하여, 추천 전시 총 네 곳에 관한 소식을 전해주었다. 그렇게 7월의 첫번째 JOURNAL은 이동훈 작가의 ‘가장 추천하는 전시’, PERROTIN Gallery 페로탕 갤러리의 <클라라 크리스탈로바> 개인전을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추천 전시
1.
Klara Kristalova,
<SOFT PARADE> at Perrotin Gallery
2021. 6. 24 - 8.13
페로탕 갤러리 : 서울시 종로구 팔판길 5

Klara Kristalova, Girlforest, 2021. Glazed Stoneware. Girlforest: 57 x 75 x 38 cm | 22 7/16 x 29 1/2 x 14 15/16 in, A pair of trees: 34 x 11 x 13 cm | 13 3/8 x 4 5/16 x 5 1/8 in. Photo: Carl Henrik Tillberg. Courtesy of the artist and Perrotin.
페로탕 서울은 클라라 크리스탈로바의 국내 첫 개인전을 선보인다.
크리스탈로바의 작품 속 인물들은 우리의 감정들과 직접적으로 교감한다. 그는 조각의 가소성을 이용하여 기이한 일이 일어났거나 혹은 곧 일어날 듯한 아주 작은 세계를 구축하는 이야기꾼이다. 크리스탈로바의 작품은 주로 수백 년 전 과거에 뿌리를 둔 전통적인 조각 방식에 기반한다.
스웨덴 스톡홀름 북쪽 지방의 호수 옆 숲속에 자리한 작가의 가장 긴밀한 공간인 작업실에서 제작된 이번 작품들은 작가가 서울 전시를 위해 새로 제작한 작품들이다.
크리스탈로바의 예술 속 영감의 원천은 구체적이고 순차적인 내러티브로 구성된 것이 아니며, 비범하고 비현실적인 팩트로 구성된 것 또한 아니다. 그의 영감은 오히려 조금은 특이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꽤 흔하고 정상적인 “보통”의 존재를 통해 자극되기에 우리의 현실 속 한 부분에 존재하는 억제되지 않은 무의식을 엿볼 기회를 준다. 크리스탈로바가 만든 등장인물들은 그 자체만의 내러티브를 기반으로 그를 따른다. 엄연히 평범한 세상과 연결되어있는 그들은 우리의 무의식을 향해 손을 뻗어 한편으론 우리를 안심시킨다고 할 수 있다.
작가는 작품의 크기를 조절하여 그의 오브제들이 절대 사랑스러워 보이지 않도록 한다. 우리는 귀여운 쥐 가족의 세상을 위에서 내려다보는 것이 아니라 크리스탈로바만의 예술의 효과를 경험하는 것이다. 위협적이지는 않게 느껴지는 그의 작품 세계는 눈높이에서 벌어지는 만남이며, 이 높이를 맞추기 위해 작품은 받침대나 무대, 혹은 선반에 주로 놓인다. 손으로 작업한 흔적이 눈에 띄는 점토와 질감이 드러나는 유약은 크리스탈로바 작품의 외적 특성이자 그 작품만의 본질이 존재한다는 느낌을 심화시킨다. 이 작품들은 도자기의 외적 특징이 있는 작은 장신구들이 아니라 주체적이고 확신 있는 하나의 독립체들인 것이다.
크리스탈로바의 조각상들은 우리와 소통하며 의식적으로 쳐다보거나 눈을 피하고, 우리를 향해 서기도, 멀어지기도 하며, 내성적인 모습과 눈에 띄게 자신들을 선보이는 모습을 보인다. 조각들은 우울해하기도 하고, 피곤해하고, 참을성 있게 기대감에 차 있으며, 꽤 성가신 모습으로 있기도 하다. 그의 모든 조각은 따스하지만 감성적이지는 않다.
우리가 귀를 기울이면 조각들이 말을 걸어온다. 우리는 가족의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 닫힌 여행 가방을 엿듣거나 심문할 수 있고, 사슴과 나무의 이상한 관계 속에서 부모님의 결혼생활이나 본인의 개인적이고 친밀한 관계의 문제점을 찾을 수 있으며, 사과의 짓궂은 기분에서 나타나는 기운을 느낄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우리 안에 존재한다.
이동훈 작가의 사진 기록 :

이동훈 작가의 추천 이유 :
그림으로써만 표현 가능한 대상과 세계가 있다. 물감의 안료와 화가의 손이 만나 일어난 우연적인 사건이 만들어낸 세계다. 클라라 크리스탈로바의 세라믹 조각은 마치 그림으로써 가능한 세계가 조각으로 나타난 것 같다. 손으로 빚어낸 흙의 물성이 유약의 색채와 결합할 때 나타나는 물성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아름다움을 갖는다. 페로탕 갤러리에서 열린 그의 전시는 동화 속 세계를 세라믹 조각으로 표현해낸 듯한 연출을 보였다. 그러나 조화와 가짜 이끼 등을 이용하여 몽환적인 장소를 표현해내려는 듯한 연출은, 세라믹 조각의 물성과 다소간 충돌되는 지점이 있어 보였다.
2.
조효리 개인전,
<EXTENDED PLAY> at 갤러리 아노브
2021. 7. 1 - 7.20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대사관로34길 40, 3층

메아리치다 끝내 가라앉아 쌓인 마음을
나는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 들춰 보았다.
3.
김민희 개인전,
<이미지 앨범> at 실린더
2021. 6. 4 - 7. 2
서울시 관악구 봉천동 양녕로1길 48


4.
정희민 개인전,
< Seoulites > at MUSEUMHEAD
2021. 6. 4 - 7. 2
서울시 종로구 계동길 84-3

‘Seoulites’는 ‘서울에 사는 사람들’을 뜻한다. 여러 대의 스마트폰이 매달린 배달 오토바이, 널브러진 취객과 킥보드, 깨진 아스팔트와 그 사이에 핀 풀꽃, 골목의 고양이들과 올빼미 러닝족 등. 서울은 수많은 형상들이 충돌하는 공간이다. 《Seoulites》는 이러한 도시의 감상을 오늘, 매체의 자각으로 혹은 그것의 보완적 설계로 재송출한다. 낱낱의 거주지가 한 데 모여 도시를 이루듯, 전시는 회화 매체의 여러 가능성을 제한된 프레임이 아닌 확장된 에피소드 안에서 잇따라 작동시킨다. 전시는 이미 자리 잡은 시-공간의 이미지를 무감각적으로 수용하는 대신, 서로 합치될 수 없을 것 같은 세계들이 만든 오늘에 뛰어들어 모종의 당사자성을 획득하고 현재의 이미지를 자각해본다.
이동훈 작가의 7월 추천 전시
소리소문없이 장마가 지나간 이번 7월, LART JOURNAL에서는 두 번째 개인전 <조각이 춤도 추네요>(갤러리 SP)를 성공적으로 오픈한 이동훈 작가의 추천 전시를 소개하고자 한다.
재료적인 특성에 집중하며 조각적인 회화, 회화적인 조각을 실험해오고 있는 이동훈 작가는 이번 LART JOURNAL에 하나의 감명 깊은 전시를 필두로 하여, 추천 전시 총 네 곳에 관한 소식을 전해주었다. 그렇게 7월의 첫번째 JOURNAL은 이동훈 작가의 ‘가장 추천하는 전시’, PERROTIN Gallery 페로탕 갤러리의 <클라라 크리스탈로바> 개인전을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추천 전시
1.
Klara Kristalova,
<SOFT PARADE> at Perrotin Gallery
2021. 6. 24 - 8.13
페로탕 갤러리 : 서울시 종로구 팔판길 5
Klara Kristalova, Girlforest, 2021. Glazed Stoneware. Girlforest: 57 x 75 x 38 cm | 22 7/16 x 29 1/2 x 14 15/16 in, A pair of trees: 34 x 11 x 13 cm | 13 3/8 x 4 5/16 x 5 1/8 in. Photo: Carl Henrik Tillberg. Courtesy of the artist and Perrotin.
페로탕 서울은 클라라 크리스탈로바의 국내 첫 개인전을 선보인다.
크리스탈로바의 작품 속 인물들은 우리의 감정들과 직접적으로 교감한다. 그는 조각의 가소성을 이용하여 기이한 일이 일어났거나 혹은 곧 일어날 듯한 아주 작은 세계를 구축하는 이야기꾼이다. 크리스탈로바의 작품은 주로 수백 년 전 과거에 뿌리를 둔 전통적인 조각 방식에 기반한다.
스웨덴 스톡홀름 북쪽 지방의 호수 옆 숲속에 자리한 작가의 가장 긴밀한 공간인 작업실에서 제작된 이번 작품들은 작가가 서울 전시를 위해 새로 제작한 작품들이다.
크리스탈로바의 예술 속 영감의 원천은 구체적이고 순차적인 내러티브로 구성된 것이 아니며, 비범하고 비현실적인 팩트로 구성된 것 또한 아니다. 그의 영감은 오히려 조금은 특이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꽤 흔하고 정상적인 “보통”의 존재를 통해 자극되기에 우리의 현실 속 한 부분에 존재하는 억제되지 않은 무의식을 엿볼 기회를 준다. 크리스탈로바가 만든 등장인물들은 그 자체만의 내러티브를 기반으로 그를 따른다. 엄연히 평범한 세상과 연결되어있는 그들은 우리의 무의식을 향해 손을 뻗어 한편으론 우리를 안심시킨다고 할 수 있다.
작가는 작품의 크기를 조절하여 그의 오브제들이 절대 사랑스러워 보이지 않도록 한다. 우리는 귀여운 쥐 가족의 세상을 위에서 내려다보는 것이 아니라 크리스탈로바만의 예술의 효과를 경험하는 것이다. 위협적이지는 않게 느껴지는 그의 작품 세계는 눈높이에서 벌어지는 만남이며, 이 높이를 맞추기 위해 작품은 받침대나 무대, 혹은 선반에 주로 놓인다. 손으로 작업한 흔적이 눈에 띄는 점토와 질감이 드러나는 유약은 크리스탈로바 작품의 외적 특성이자 그 작품만의 본질이 존재한다는 느낌을 심화시킨다. 이 작품들은 도자기의 외적 특징이 있는 작은 장신구들이 아니라 주체적이고 확신 있는 하나의 독립체들인 것이다.
크리스탈로바의 조각상들은 우리와 소통하며 의식적으로 쳐다보거나 눈을 피하고, 우리를 향해 서기도, 멀어지기도 하며, 내성적인 모습과 눈에 띄게 자신들을 선보이는 모습을 보인다. 조각들은 우울해하기도 하고, 피곤해하고, 참을성 있게 기대감에 차 있으며, 꽤 성가신 모습으로 있기도 하다. 그의 모든 조각은 따스하지만 감성적이지는 않다.
우리가 귀를 기울이면 조각들이 말을 걸어온다. 우리는 가족의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 닫힌 여행 가방을 엿듣거나 심문할 수 있고, 사슴과 나무의 이상한 관계 속에서 부모님의 결혼생활이나 본인의 개인적이고 친밀한 관계의 문제점을 찾을 수 있으며, 사과의 짓궂은 기분에서 나타나는 기운을 느낄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우리 안에 존재한다.
이동훈 작가의 사진 기록 :
이동훈 작가의 추천 이유 :
그림으로써만 표현 가능한 대상과 세계가 있다. 물감의 안료와 화가의 손이 만나 일어난 우연적인 사건이 만들어낸 세계다. 클라라 크리스탈로바의 세라믹 조각은 마치 그림으로써 가능한 세계가 조각으로 나타난 것 같다. 손으로 빚어낸 흙의 물성이 유약의 색채와 결합할 때 나타나는 물성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아름다움을 갖는다. 페로탕 갤러리에서 열린 그의 전시는 동화 속 세계를 세라믹 조각으로 표현해낸 듯한 연출을 보였다. 그러나 조화와 가짜 이끼 등을 이용하여 몽환적인 장소를 표현해내려는 듯한 연출은, 세라믹 조각의 물성과 다소간 충돌되는 지점이 있어 보였다.
2.
조효리 개인전,
<EXTENDED PLAY> at 갤러리 아노브
2021. 7. 1 - 7.20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대사관로34길 40, 3층
메아리치다 끝내 가라앉아 쌓인 마음을
나는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 들춰 보았다.
3.
김민희 개인전,
<이미지 앨범> at 실린더
2021. 6. 4 - 7. 2
서울시 관악구 봉천동 양녕로1길 48
4.
정희민 개인전,
< Seoulites > at MUSEUMHEAD
2021. 6. 4 - 7. 2
서울시 종로구 계동길 84-3
‘Seoulites’는 ‘서울에 사는 사람들’을 뜻한다. 여러 대의 스마트폰이 매달린 배달 오토바이, 널브러진 취객과 킥보드, 깨진 아스팔트와 그 사이에 핀 풀꽃, 골목의 고양이들과 올빼미 러닝족 등. 서울은 수많은 형상들이 충돌하는 공간이다. 《Seoulites》는 이러한 도시의 감상을 오늘, 매체의 자각으로 혹은 그것의 보완적 설계로 재송출한다. 낱낱의 거주지가 한 데 모여 도시를 이루듯, 전시는 회화 매체의 여러 가능성을 제한된 프레임이 아닌 확장된 에피소드 안에서 잇따라 작동시킨다. 전시는 이미 자리 잡은 시-공간의 이미지를 무감각적으로 수용하는 대신, 서로 합치될 수 없을 것 같은 세계들이 만든 오늘에 뛰어들어 모종의 당사자성을 획득하고 현재의 이미지를 자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