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채정 큐레이터의 전시 추천
라라앤의 어시스턴트 큐레이터 신채정입니다. LART 아카이브의 JOURNAL에서, 8월의 첫 번째 전시 추천을 진 행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저번 주, 더위의 기승이 시작함과 동시에 인사동에서 개최되고 있는 전시들에 방문했는 데요, 이번 JOURNAL에는 그중에서도 성격이 다른 세 개의 전시를 선정해 들고 와 보았습니다. 
1. 이수경 개인전 «달빛 왕관» : 아트 선재 센터 2층

채정 큐레이터의 사진 기록 :

7월 29일부터 아트 선재 센터 2층에서는 이수경의 «달빛 왕관» 전시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신작 과 더불어 작가의 작품 총 11점을 관람할 수 있습니다. 금관과 금동대향로의 형태에서 영감을 받아 왕관이라는 받 침대를 시발점으로, 하늘을 향해 솟아나가는 이수경 작가의 작업에는 불현듯 베티 부프(Betty Boop)의 다리와 얼 굴들이 등장하는가 하면, 만화 속 요술봉과 신화에 나올법한 천사와 사람의 형상들이 등장합니다. 
정교한 수공의 과정을 거듭해 완성되는 이수경 작가의 작업은 "자동기술법"적 과정을 거친다고 설명되는데, 이는 곧 기도문을 읊조리는 듯한 최면적인 집중의 상태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사고와 노동이 맞물리는 방식으로, 곧 무 의식적이면서도 반사적인 작업 형태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작품 속의 디테일을 하나하나 들여다보고 있으면, 각기 의 작품이 모두 개별적인 장면을 가진 하나의 서사로 다가오는 것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이 모든 작업의 출발점인 '왕관'의 형태를 실물로 보기 위해서는 관객 모두 쪼그려 앉거나 몸을 완전히 숙여야 합니다. 저는 특히나 수직적 으로 전개되어 나가는 작품의 양상을, 몸을 동그랗게 굽혔다 펴는 동작으로 관람하는 것이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뿐만 아니라 사진으로는 담을 수 없었지만 입구의 오른쪽 벽에는 싱글 채널 비디오도 상영되고 있었습니다 작가의 드로잉과 함께, 속삭이는 목소리로 레코딩 된 영상의 사운드는 집중해서 귀를 기울여야 들을 수 있는데, 관객은 이 지점에서도 관람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달빛 왕관» 전은 고도의 노동 집약적인 작업을 통해 완성된 '완벽한 장면'을 관람했다는 인상을 받게하는 전시였 고, 이는 곧 2층 전시장의 작품 전반에서 느껴지는 응축된 시간과 디테일이 보증해준 카타르시스라 생각합니다. 이수경 작가의 «달빛 왕관» 전시와 관련해 더 자세한 정보를 보고 싶으시다면, 아래의 버튼을 클릭해보세요!
<달빛 왕관> 이수경 : 전시 정보 https://www.lalart.shop/post/달빛-왕관-이수경-아트선재센터
2. 《환상게임: 바라캇 이집트 보물전》 : 바라캇 고대 예술관

주로 바라캇에 대해서 이야기 할 때, 바라캇 컨템포러리를 떠올리는 분들이 많은듯 하지만, 저 같은 경우는 고대 예술관을 더 좋아하는 편입니다. 바라캇 서울은 바라캇 가문에서 운영하는 한국 지사의 갤러리로, 세계적으로 150 년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고 고대 예술 컬렉션을 4만여 점 정도 소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현재 바라캇 서울에서는 이집트 보물전을 진행하고 있어요. 그리고 오늘 소개해드릴 두번째 추천 전시가 바로 이 바라캇의 고대 예술관의 이집트 보물전, «환상게임» 입니다.

* 바라캇 고대 예술관은 두개의 건물로 나뉘어있습니다. 본관에서 티켓을 발부 받고 상설 전시를 관람한 뒤, 별관 에 가면 현재 전시중인 «환상게임»을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환상게임: 바라캇 이집트 보물전》은 고대 이집트인이 즐겼던 보드게임 '세네트'를 재해석한 전시입니다. 이에 걸 맞게 전시장의 문을 열고 들어서자 마자 'Hail to you, What is your name? (오 그대여, 당신의 이름은 무엇이 오?'라는 벽면의 문구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전시는 1층과 B1층, 두개의 층에서 이루어집니다. 배부용으로 준비되어있는 리플릿과 서문이 없기 때문에 1층의 데스크에서 코팅된 리플릿을 대여하고 관람 뒤에 반납 하는 형태로 관람해야 합니다. 본 전시의 배경이 이집트로 설정되어있는 만큼 매 작품의 역사성과 희소성이 두드러지는 바라캇만의 컬렉션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고양이 미라 입니다! 고개를 돌렸다 놀라서 다시 한번 더 들여다 보았어요.)

계단을 타고 내려온 B1의 전시장에서는 장기판의 형태로 부터 설치 양식을 차용한 것으로 보이는 전시 정경을 만 나볼 수 있습니다. 카운터에서 대여한 리플렛을 보며, 작품과 신들의 이름 및 제작 시기를 가늠해가는 재미로 전시 작들을 둘러보는 것이 이번 전시의 묘미가 될 수 있겠습니다. 서울 중심부에서 쉽게 만날 수 없는 장면들을 대면할 수 있는 관람이었습니다. 본 전시의 대표 작품들은 바라캇 서울의 사이트에서도 몇 점 만나볼 수 있으니 사이트에 도 방문해 보세요. 《환상게임: 바라캇 이집트 보물전》에 대해 더 자세한 정보를 보고 싶다면 아래의 버튼을 클릭해 주세요!
* 본 전시는 예약을 하시고 방문해야 합니다.
《환상게임: 바라캇 이집트 보물전》 전시정보 바로가기 :https://www.lalart.shop/post/환상게임-바라캇-이집트-보물전-바라캇
3. 피오나 배너 aka 더 배니티 프레스 : Pranayama Typhoon : 바라캇 컨템포러리

8월 전시 추천의 마지막 소개는 바라캇 컨템포러리의 «피오나 배너 aka 더 패니티 프레스 : Pranayama Typhoon» 입니다. 2016년에 문을 연 바라캇 컨템포러리는, 이름에 걸맞게 현대 미술 전시를 중점으로 전시를 진행하는 공간이에요. 이번 전시는 피오나 배너 aka 더 배니티 프레스의 첫 아시아 개인전 이라고 합니다. The Vanity Press 를 번역하면 '허영의 출판사'가 됩니다. 이름 뒤에 이와 같이 장난스러운 호칭을 붙여 활동하는 피 오나 배너는, 언어와 출판물을 작업의 중심 축으로 하여 작업해나가는 작가입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는 사운드로 인해 가장 안쪽에 배치된 스크린이 눈에 처음 들어옵니다. 1층 작업물은 모두 규모가 큰 편에 해당합니다. 원 채널 영상 작업물의 좌측으로는 10m 길이의 설치물이 디스플레이 되어있습니다.

전시의 제목 《프라나야마 타이푼 Pranayama Typhoon》의 '프라나야마'는 고대 인도에서부터 전해 내려오는 호 흡법을 의미합니다. 피오나 배너는 위 단어와 함께 자연의 대재앙 현상이자 전투기의 이름이기도 한 '타이푼 (Typhoon, 태풍)'를 합성시켜 전시 제목으로 사용함으로써 예측 불가하고 파괴적인 자연의 힘과 인간의 호흡 사 이의 충돌을 암시했습니다.
2층에서 이어지는 전시는 피오나 배너의 회화 시리즈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전시 관람자는 2층 중앙에 설치되어 있는 Hand Painted beanbags에 앉아 벽을 감싸고 있는 회화 시리즈를 천천히 관람할 수 있습니다. 배너의 회 화에는 공통적으로 검은 표류물이 바다를 떠다니고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어요.

《프라나야마 타이푼 Pranayama Typhoon》 리플렛 내의 지도를 보면, 앉을 수 있는 의자이자 작품으로 등장하 는 빈백이 각기 다른 모양과 색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리플랫의 디자인 또한 작가의 성향을 적극 반영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는 전시였습니다. 설치와 영상 작업에 관심있는 분들에게 추천드리기 좋은 전시라고 생각합니 다.

이상 8월 채정 큐레이터의 전시 추천을 마무리합니다. 생각보다 빠르게 선선함을 되찾고 있는 듯한 8월, 코로나로 인해 모두 멀리 나가지는 못하지만 이번 종로구의 전시로 다양한 세계를 방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 싶습니다. 그럼 저는 다음 추천에서 뵐게요, 안녕히 계세요!
SOURCE : 아트선재센터, 바라캇서울, 바라캇컨템포러리
라라앤의 어시스턴트 큐레이터 신채정입니다. LART 아카이브의 JOURNAL에서, 8월의 첫 번째 전시 추천을 진 행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저번 주, 더위의 기승이 시작함과 동시에 인사동에서 개최되고 있는 전시들에 방문했는 데요, 이번 JOURNAL에는 그중에서도 성격이 다른 세 개의 전시를 선정해 들고 와 보았습니다.
1. 이수경 개인전 «달빛 왕관» : 아트 선재 센터 2층
채정 큐레이터의 사진 기록 :
7월 29일부터 아트 선재 센터 2층에서는 이수경의 «달빛 왕관» 전시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신작 과 더불어 작가의 작품 총 11점을 관람할 수 있습니다. 금관과 금동대향로의 형태에서 영감을 받아 왕관이라는 받 침대를 시발점으로, 하늘을 향해 솟아나가는 이수경 작가의 작업에는 불현듯 베티 부프(Betty Boop)의 다리와 얼 굴들이 등장하는가 하면, 만화 속 요술봉과 신화에 나올법한 천사와 사람의 형상들이 등장합니다.
정교한 수공의 과정을 거듭해 완성되는 이수경 작가의 작업은 "자동기술법"적 과정을 거친다고 설명되는데, 이는 곧 기도문을 읊조리는 듯한 최면적인 집중의 상태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사고와 노동이 맞물리는 방식으로, 곧 무 의식적이면서도 반사적인 작업 형태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작품 속의 디테일을 하나하나 들여다보고 있으면, 각기 의 작품이 모두 개별적인 장면을 가진 하나의 서사로 다가오는 것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이 모든 작업의 출발점인 '왕관'의 형태를 실물로 보기 위해서는 관객 모두 쪼그려 앉거나 몸을 완전히 숙여야 합니다. 저는 특히나 수직적 으로 전개되어 나가는 작품의 양상을, 몸을 동그랗게 굽혔다 펴는 동작으로 관람하는 것이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뿐만 아니라 사진으로는 담을 수 없었지만 입구의 오른쪽 벽에는 싱글 채널 비디오도 상영되고 있었습니다 작가의 드로잉과 함께, 속삭이는 목소리로 레코딩 된 영상의 사운드는 집중해서 귀를 기울여야 들을 수 있는데, 관객은 이 지점에서도 관람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달빛 왕관» 전은 고도의 노동 집약적인 작업을 통해 완성된 '완벽한 장면'을 관람했다는 인상을 받게하는 전시였 고, 이는 곧 2층 전시장의 작품 전반에서 느껴지는 응축된 시간과 디테일이 보증해준 카타르시스라 생각합니다. 이수경 작가의 «달빛 왕관» 전시와 관련해 더 자세한 정보를 보고 싶으시다면, 아래의 버튼을 클릭해보세요!
<달빛 왕관> 이수경 : 전시 정보 https://www.lalart.shop/post/달빛-왕관-이수경-아트선재센터
2. 《환상게임: 바라캇 이집트 보물전》 : 바라캇 고대 예술관
주로 바라캇에 대해서 이야기 할 때, 바라캇 컨템포러리를 떠올리는 분들이 많은듯 하지만, 저 같은 경우는 고대 예술관을 더 좋아하는 편입니다. 바라캇 서울은 바라캇 가문에서 운영하는 한국 지사의 갤러리로, 세계적으로 150 년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고 고대 예술 컬렉션을 4만여 점 정도 소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현재 바라캇 서울에서는 이집트 보물전을 진행하고 있어요. 그리고 오늘 소개해드릴 두번째 추천 전시가 바로 이 바라캇의 고대 예술관의 이집트 보물전, «환상게임» 입니다.
* 바라캇 고대 예술관은 두개의 건물로 나뉘어있습니다. 본관에서 티켓을 발부 받고 상설 전시를 관람한 뒤, 별관 에 가면 현재 전시중인 «환상게임»을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환상게임: 바라캇 이집트 보물전》은 고대 이집트인이 즐겼던 보드게임 '세네트'를 재해석한 전시입니다. 이에 걸 맞게 전시장의 문을 열고 들어서자 마자 'Hail to you, What is your name? (오 그대여, 당신의 이름은 무엇이 오?'라는 벽면의 문구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전시는 1층과 B1층, 두개의 층에서 이루어집니다. 배부용으로 준비되어있는 리플릿과 서문이 없기 때문에 1층의 데스크에서 코팅된 리플릿을 대여하고 관람 뒤에 반납 하는 형태로 관람해야 합니다. 본 전시의 배경이 이집트로 설정되어있는 만큼 매 작품의 역사성과 희소성이 두드러지는 바라캇만의 컬렉션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고양이 미라 입니다! 고개를 돌렸다 놀라서 다시 한번 더 들여다 보았어요.)
계단을 타고 내려온 B1의 전시장에서는 장기판의 형태로 부터 설치 양식을 차용한 것으로 보이는 전시 정경을 만 나볼 수 있습니다. 카운터에서 대여한 리플렛을 보며, 작품과 신들의 이름 및 제작 시기를 가늠해가는 재미로 전시 작들을 둘러보는 것이 이번 전시의 묘미가 될 수 있겠습니다. 서울 중심부에서 쉽게 만날 수 없는 장면들을 대면할 수 있는 관람이었습니다. 본 전시의 대표 작품들은 바라캇 서울의 사이트에서도 몇 점 만나볼 수 있으니 사이트에 도 방문해 보세요. 《환상게임: 바라캇 이집트 보물전》에 대해 더 자세한 정보를 보고 싶다면 아래의 버튼을 클릭해 주세요!
* 본 전시는 예약을 하시고 방문해야 합니다.
《환상게임: 바라캇 이집트 보물전》 전시정보 바로가기 :https://www.lalart.shop/post/환상게임-바라캇-이집트-보물전-바라캇
3. 피오나 배너 aka 더 배니티 프레스 : Pranayama Typhoon : 바라캇 컨템포러리
8월 전시 추천의 마지막 소개는 바라캇 컨템포러리의 «피오나 배너 aka 더 패니티 프레스 : Pranayama Typhoon» 입니다. 2016년에 문을 연 바라캇 컨템포러리는, 이름에 걸맞게 현대 미술 전시를 중점으로 전시를 진행하는 공간이에요. 이번 전시는 피오나 배너 aka 더 배니티 프레스의 첫 아시아 개인전 이라고 합니다. The Vanity Press 를 번역하면 '허영의 출판사'가 됩니다. 이름 뒤에 이와 같이 장난스러운 호칭을 붙여 활동하는 피 오나 배너는, 언어와 출판물을 작업의 중심 축으로 하여 작업해나가는 작가입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는 사운드로 인해 가장 안쪽에 배치된 스크린이 눈에 처음 들어옵니다. 1층 작업물은 모두 규모가 큰 편에 해당합니다. 원 채널 영상 작업물의 좌측으로는 10m 길이의 설치물이 디스플레이 되어있습니다.
전시의 제목 《프라나야마 타이푼 Pranayama Typhoon》의 '프라나야마'는 고대 인도에서부터 전해 내려오는 호 흡법을 의미합니다. 피오나 배너는 위 단어와 함께 자연의 대재앙 현상이자 전투기의 이름이기도 한 '타이푼 (Typhoon, 태풍)'를 합성시켜 전시 제목으로 사용함으로써 예측 불가하고 파괴적인 자연의 힘과 인간의 호흡 사 이의 충돌을 암시했습니다.
2층에서 이어지는 전시는 피오나 배너의 회화 시리즈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전시 관람자는 2층 중앙에 설치되어 있는 Hand Painted beanbags에 앉아 벽을 감싸고 있는 회화 시리즈를 천천히 관람할 수 있습니다. 배너의 회 화에는 공통적으로 검은 표류물이 바다를 떠다니고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어요.
《프라나야마 타이푼 Pranayama Typhoon》 리플렛 내의 지도를 보면, 앉을 수 있는 의자이자 작품으로 등장하 는 빈백이 각기 다른 모양과 색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리플랫의 디자인 또한 작가의 성향을 적극 반영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는 전시였습니다. 설치와 영상 작업에 관심있는 분들에게 추천드리기 좋은 전시라고 생각합니 다.
이상 8월 채정 큐레이터의 전시 추천을 마무리합니다. 생각보다 빠르게 선선함을 되찾고 있는 듯한 8월, 코로나로 인해 모두 멀리 나가지는 못하지만 이번 종로구의 전시로 다양한 세계를 방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 싶습니다. 그럼 저는 다음 추천에서 뵐게요, 안녕히 계세요!
SOURCE : 아트선재센터, 바라캇서울, 바라캇컨템포러리